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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타임 목회칼럼>바보 멍청이 해삼 멍게 말미잘 이기형 202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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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멍청이 해삼 멍게 말미잘

 

바보 멍청이는 알겠는데, 뒤 따라오는 해삼 멍게 말미잘은 뭘까요? 이 말은 예전에 초등학생들이 사용하던 욕설입니다. 아마 아이들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동물은 미련 곰탱이가 아니라 해삼 멍게 말미잘이었나 봅니다. 해삼 멍게 말미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이런 아이들이 귀엽고 순수하게 느껴집니다.

 

해삼 멍게 말미잘을 바보 멍청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이들의 생김새 때문일 겁니다. 머리도 없고, 손발도 없고, 눈 같은 감각기관도 따로 없으니까요. 말미잘은 강장동물이라 하는데 화려한 촉수 아래로 텅 빈 창자(강장)만 하나 있을 뿐입니다. 해삼 역시 단순하게 생긴 몸통 하나인데 바다 밑바닥의 흙을 삼켜 그 안의 유기물을 소화하고 나머지는 다시 바다로 내보내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멍게는 무척추동물인 말미잘 해삼과는 달리 척색동물이라 하는데 척색은 동물의 몸을 지지하는 끈 같은 것으로, 이게 발전해 딱딱한 뼈가 되고 척추가 된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의 멍게는 올챙이처럼 바다를 헤엄쳐 다니는데, 그 시절 멍게의 구조나 모습은 고등동물의 배아와 별로 다를 게 없답니다. , 근육, 신경, 척수 등 고등동물에게서 볼 수 있는 것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린 멍게는 그렇게 바닷속을 헤엄쳐 다니면서 뿌리내릴 장소를 찾다가 괜찮은 장소를 발견하면 자리를 잡는다고 합니다. 일단 자리잡으면 몸이 변화되어 우리가 아는 멍게처럼 됩니다. 불필요한 안점과 후각같은 기관들을 퇴화시키는데 심지어 자신의 뇌마저도 소화시켜 없애버린다고 합니다. 오로지 생명 유지를 위한 소화 기관과 번식을 위한 기관만 남겨 둡니다. 그래서 바보 멍청이 소리를 듣나 봅니다.

 

인간은 어떤 동물보다 연약하지만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생각때문이라고 합니다.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하였고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은 인간을 위대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피곤하게도 합니다. 우리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피곤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오늘날처럼 복잡한 세상에서는 개념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많이 받습니다.

 

이성의 스위치를 꺼버리면 거기에 맹목과 맹신이 자리 잡습니다. 진영논리에 따른 팬덤에는 생각의 공간이 없습니다. 우리 편이면 무조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다른 편이면 무조건 조롱과 멸시와 증오와 혐오를 퍼붓습니다. 나름 생각이 있다고 하지만 그건 확증편향입니다. 그렇게 인간됨이 망가지면서 멍게처럼 단순해집니다. 그 갈등에 삶의 터전도 무너져 갑니다.

 

종교에 입문하려면 이성의 스위치를 꺼야 비로소 믿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종교는 사이비입니다. 이성의 스위치를 끄는 순간 인간됨을 잃어버립니다. 그저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일 뿐입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분별할 수 없습니다. 분별하지 못하니 맹목적으로 추종할 뿐입니다. 사이비 교주들은 이런 신자들을 만들어내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생각하라고, 생각해 보라고 하십니다.

 

신앙에 입문하면 내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실 겁니다. 맞습니다. 그건 생각 자체를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내 고집과 주관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분별하고 이해하려면 생각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책 한권만 읽은 사람은 당해낼 수가 없다지요. 술 취한 사람은 용감해집니다. 그런 용기를 참된 용기라 할 수 있을까요? 눈 감고 귀 막고 생각없이 자신만의 지식과 경험으로 살아간다면 그가 한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는 신앙인이라 해도 멍게의 삶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 멍게가 이의제기를 하네요. 그래도 자기들은 식도락가에게 즐거움을 선물한다구요.

이기형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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