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타임 목회칼럼> 목회자 이중직 유감 | 이기형 | 2023-07-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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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이중직 유감 “추신수라는 야구 선수가 있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가서 7~8년 정도를 마이너리그에서 햄버거만 먹으며 살았다. 그 때 추신수 선수가 ‘나 이중직 가져야지. 3일은 야구하고 3일은 아르바이트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살았다면 오늘날의 추신수 선수가 있었겠나? 자신의 기량을 더 높이기 위한 프로야구 선수도 그렇게 치열하게 현존하는 미래를 위해 자신을 가꾸면, 목사는 더 해야 한다. 목사는 프로 야구선수보다 더 프로여야 한다. 그런데 많은 젊은 목회자들이 먹고사는 문제만 더 몰입한다. 나는 이런 분들에게 세속직을 가지라고 권한다. 오늘 날의 젊은 목회자들은 교인들과 구별되지 않는 아마추어이다. 목회자가 프로가 되지 않으면 사람의 영혼을 다치게 한다. 사람의 영혼을 죽인다. 의사가 실수해서 사람의 육체를 다치게 하는 것보다 사람의 영혼을 다치게 하는 것은 정말 큰일이다. 지금 젊은 목회자들이 프로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가?”
이재철 목사님은 본질에 대한 추구와 자신의 삶으로 보여주는 영성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면서 존경을 받았던 분이고, 저도 한 때는 그 분에게 빠져 그의 모든 책을 섭렵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분은 저를 제자로 삼은 적은 없지만, 저는 그 분을 스승으로 모셨었지요. 그 스승님께서 어느 목회자 세미나에서 목회자의 이중직을 언급하시면서 위와 같은 말씀을 하셨다고 언론에 오르내립니다. 스승님의 말씀에 딴지를 거는게 불경스럽긴 한데, 무슨 의도를 가지고 하신 말씀인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불편함과 억울함 분노 비슷한게 올라옵니다. 캐나다에 담임목사 청빙을 받아 캐나다에 건너온 이 후 아내는 일터를 놓은 적이 없습니다. 캘거리에서 빈손으로 개척한 이 후엔 더욱 그러했습니다. 물론 부교역자로 사역할 때도 그랬구요. 담임목회자로 청빙 받았을 때 목사는 교회의 사례를 받았으니 그게 생활 형편에 미치지 못해도 교회만을 위해 전념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개척 이후엔 그나마 받던 사례마저 끊기고 절실하게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지금은 직업이라 하기도 궁색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삶의 현장을 체험하면서 나름 유익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중직으로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는 목회자는 없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에 매달려 이중직을 갖는 것도 아닙니다. 성경에는 ‘곡식을 밟아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 하였고 또 일꾼이 그 삯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 하였느니라(딤전 5:18)’고 하셨는데 도대체 그 삯은 누가 주는 것일까요? 일꾼으로 고용한 주인은 누구입니까? 하나님께서 어느 목사에게는 수억의 연봉을 주고 어느 목사에게는 무일푼을 주실리는 없을거 같고, 프로가 되어서 많은 교인을 모아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목회는 능력껏 먹고 사는 세상일까요? 그렇게 추신수처럼 자수성가한 목회자들에게 할 말은 없습니다만, 어쩌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여유로운 교회에 부임하여 이중직이 어쩌니 저쩌니 하시는 거라면... 도대체 이중직이 뭔지나 알고서 하는 이야기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적선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는 말이 있는데, 그냥 자기에게 부어주신 특별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면서 조용히 살아가시면 좋겠습니다. 이중직 목회자들이 아마추어도 아니고 먹고살기 위해 본분을 버린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기독교 전성기를 살아오셨던 선배님들의 시대와 지금 젊은 목회자들의 시대는 다른 세상입니다. 좋은 세상 만난 것도 하나님의 은혜라면 은혜겠지만 우리는 이 척박한 세상도 하나님의 은혜로 알기에 그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면서 삶을 일구어 갑니다. 어쩔 수 없이 내몰린 그 현장에도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는줄 알고 세상에서 복음으로 살아가기를 힘쓰는 이중직 목회자들을 응원합니다. 우리 언제 밥 한끼 합시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우리끼리라도 격려하게요. 그 자리에 우리 주님께서 반드시 함께 해 주실줄 믿습니다.
이기형목사(캘거리 하늘가족교회 담임) G M T Y 음성 기능은 200자로 제한됨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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