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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타임 목회칼럼> PRAY FOR ITAEWON 이기형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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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Y FOR ITAEWON

 

지난 1029일 저녁,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 참담한 현실 앞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유구무언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냅니다. 국가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은 이런 사고는 어쩔 수 없는거라고 말을 흐립니다. 누가 모이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자기 발로 모여 들었는데 그걸 어떻게 할 수 있겠냐는 것이지요. 심지어는 부모도 자기 자식이 이태원 가는 것을 막지 못해 놓고뭔 소리 하느냐고 질책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래서 참사가 아닌 단순한 사고라고, 희생자가 아니라 어쩌다 죽은 사망자라고 규정하면서 애도만 강요합니다.

 

처음 있는 행사도 아니고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거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텐데 내 알바 아니라는 행정편의주의, 그렇게 수차례 신고 전화를 받고서도 무슨 일이 일어나겠냐는 무사안일주의, 호텔은 그 좁은 골목길에 불법 증축을 해서 그나마 더 병목 현상을 일으키고선 돈으로 범칙금을 내면 그만이라고 뻔뻔하게 지내왔다 하니, 이런 인재(人災)로 일어난 참사를 어쩔 수 없는 사고라 강변합니다. 오늘의 참사는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되는 자리에 있었기에 일어난 비극이 아닌가 싶어 분노가 끓어오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도대체 그까짓 할로윈이 뭐라고족보도 없는 서양 귀신놀이에 휩쓸려 그리 된게 아니냐고, 왜 동성애와 음란 문화 음주와 마약과 주술의 땅이 된 이태원 같은 데를 가서 그렇게 허무한 죽음을 당하냐고 말합니다.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우리 크리스챤 중에는 맞는 말이 아니냐고 동조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목사님은 할로윈에 참여하는 것은 악마의 잔을 마시는 것(고전 10:21)”이라고 말합니다. 그 유래가 아일랜드의 켈트족에서 왔는데 죽은 귀신을 달래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깃들입니다. 그렇다고 대세를 거스릴 수는 없으니 교회는 ‘Hallelujah-Night’ ‘Holy-Ween’ ‘Holy-Win’ 같은 패러디 이름으로 행사를 가지면서 아이들을 세상에서 격리시키고 교회에 붙들어 놓으려 합니다.

 

그러나 많은 젊은이들은 그 유래에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성탄절을 즐긴다고 예수를 믿는게 아니듯이 할로윈은 즐긴다고 귀신을 추앙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코스튬을 하는 이유는 귀신을 쫓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그들의 요란한 복장은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껏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이태원 참사에 156명의 희생자와 196명의 부상자는 향락에 빠진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우리의 자식들이고 이웃들이었습니다. 희생자중 104명이 20대 청춘들이기에 더욱 아픕니다. 세월호 참사로 친구를 떠나 보냈던 20대는 이태원에서 다시 죽음과 마주쳤습니다. 세상이 참 험합니다. 희생자 중에 26명이나 되는 외국인들은 그저 한국을 너무 사랑한 죄밖에 없습니다.

 

어떤 분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고, 치열한 영적 전쟁에 무지하다고, 그렇게 분별력이 없어서 어떻게 할거냐고 저를 질책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런 극단적인 사탄숭배자들이 왜 없겠습니까? 그러나 오늘날 할로윈이 우려스러운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종교성 때문이 아니라 상업성에 물든 세속주의 때문입니다. 귀신들이 할로윈을 충동하는 것이 아니라 맘몬()이라는 물질주의 향락주의가 우리까지 충동질합니다. 공인된 축제에서 벌어지는 쾌락은 할로윈이든 성탄절이든 가리지 않습니다. 돈벌이가 된다면 온갖 것들을 다 끌어다 쓸 판인데, 더군다나 외제라면 더더욱 물불을 안가릴 판인데, 이상한 복장으로 아이들이 사탕을 얻으러 다니는 것이 우려스러운 것이 아니라 부요와 쾌락이 최고라는 그 맘몬을 경계해야 합니다. 맘몬은 할로윈, 성탄절 뿐 아니라 교회 안에까지 휩쓸고 다니니까요.

 

이태원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희생자 가족들의 당한 슬픔과 애통을 위로해 주시기를, 부상자들이 속히 완쾌되기를, 우리 국민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나아가 정체도 모를 할로윈 귀신들이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기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지만, 적어도 법사와 무당이 주무르는 나라가 되지 않도록 더욱 기도합니다.

 

이기형 목사(캘거리 하늘가족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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