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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타임 목회 칼럼> 의사의 칼과 강도의 칼 이기형 202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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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칼과 강도의 칼

 

분명한건 겨울이 지난듯 싶은데, 아직 봄같지 않은 봄날입니다. 폭설이 내려도 한나절이면 사라지는 것을 보면 정말 겨울은 지나갔습니다. 양지 바른 곳에는 파릇한 잔디가 솟아나고, 눈을 얹은 나뭇가지도 새로운 움을 틔우면서 생명의 역사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동물들도 겨울잠에서 깨어나겠지요. 만물은 기지개를 켜고 새 봄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눈 녹아 흐르는 시냇물이 대지를 적시며 생동감 넘치는 자연을 연출해 냅니다. 생명으로 충만한 좋은 날이 오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아직도 끝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 난폭한 기세는 사그라들고, 우리를 묶어 놓았던 모든 제한 조치들이 풀렸습니다. 세상에는 조심스러운 생동감이 돕니다. 아무리 온라인 시대가 도래했다지만, 오랜만에 마주 대하는 얼굴들이 반갑기만 합니다. 마주보고 밥 한끼 먹고 차 한잔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도 행복인줄 새삼 느끼면서 소중한 사람들을 찾아갑니다.

 

교회에는 새 생명의 소망과 기쁨을 나누는 절기가 있습니다. 부활절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망의 줄에 매여 사흘 동안 무덤 속에 계셨지만, 죽음의 결박을 푸시고 부활하심으로 부활이요 생명되심을 선포하셨습니다. 생명과 부활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여러 교회들이 부활절을 기점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미 보건 당국은 모든 제한 조치를 해제하였지만 성도들의 형편을 고려하여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부활절을 계기로 팬데믹 무덤에서 나와 일상의 예배 생활을 회복하려는 것입니다.

 

갑작스런 팬데믹으로 인해 예배당에 모일 수 없을 때, 그나마 온라인과 가정예배는 따뜻한 이불이 되었습니다. 익숙치 않지만 그렇게라도 얼굴을 볼 수 있고, 그렇게라도 예배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또 그렇게 예배를 독려해야 하니 온라인 예배가 성경적이라고까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예배할 수 없는 형편에 예배할 수 있다니, 흩어져 있지만 동시에 예배할 수 있다니 참 신기하고 놀라운 기술이었습니다.

 

온라인 예배는 굳이 예배당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굳이 꾸미고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니 그 편리함은 이내 반가움이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내가 무슨 일을 하면서도 동시에 예배할 수 있고, 언제든지 내가 편리한 시간에 시청할 수 있고, 뷔페처럼 전 세계의 다양한 예배에 골라먹는 재미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신세계가 열린 것입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온전하게 예배하려는 분들은 온라인이라 해도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예배하려고 합니다. 가정예배가 살아난다는 것은 얼마나 경건하고 바람직한 일입니까?

 

그런데 너무 기나긴 겨울에 깊은 잠이 아직 덜 깨어서일까요? 겨울 지났다지만 그 따뜻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기엔 아직 봄은 아닌듯 싶어 꾸물거리고 있는 것일까요?

겨울 지나고 봄이 왔는데도 여전히 그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으려 하신다면, 해가 뜨고 새 날이 시작되었는데도 아직도 깨어 일어나지 않으신다면, 부활절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팬데믹의 무덤 속에 계신다면, 그래도 괜찮은 건가요?

 

온라인이나 가정예배가 피치 못할 형편에 있는 분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도구입니까? 그러나 항상 최선의 최고의 도구는 아닙니다. 교회는 성도들의 모임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배 처소로예배당을 주셨습니다. 우리의 예배가 하나님과 설교자와 성도들과 인격적인 교감을 나누는 친밀감 있는 만남이 되려면 한 자리에 모여야 합니다.

 

칼이 의사나 주부의 손에서 선한 목적으로 사용되면 유익하지만 강도의 손에 악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생명을 해치는 도구일 뿐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온라인이나 가정예배가 악한 것이겠습니까? 온라인이나 가정예배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시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불가피한 경우를 위해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을 일상으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캘거리 한 교회는 부활절을 기점으로 실시간 온라인 예배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배수진을 치면서까지 현장의 예배를 회복하려는 비장함에 숙연해집니다. 여러분의 교회는 지금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이기형목사(캘거리 하늘가족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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