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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타임 목회 칼럼> 더욱 귀한 복 | 이기형 | 2021-08-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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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교민신문 디스타임(https://thistime.ca)에 기고한 목회 칼럼입니다. 더욱 귀한 복 항간에 떠도는 블랙 유머가 있었는데요, 어느 날 정치가와 기자와 목사가 만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답니다. 그럼 밥값을 누가 냈을까요? 이게 문제인데, 보통은 먼저 만나자고 한 사람이 냈든지 아님 뭔가 부탁할 사람이 냈든지 각자 냈든지 그랬을거 같은데 정답은 식당 주인이라네요. 우리나라에서 입만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셋이 정치가 기자 목사라는데 밥은 먹고 아무도 돈을 내지 않아 결국 식당 주인이 냈다는, 웃자고 지어낸 이야기겠지만 씁쓸한 뒷맛이 있습니다. 어떤 목사님은 ‘그게 다 그 사람 잘되라고 하는거라’는 알쏭달쏭한 이야기를 하셨다는데요, 이유인즉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복되다는 성경에 근거해서, 베푸는 것이 복을 받는 기회이니 자기가 베풀고 복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 복받을 기회를 통 크게 그 사람에게 양보했다는 겁니다. 저도 그렇게 통 크게 양보하고 싶지만, 캘거리의 작은 개척교회 목사에겐 그렇게 복을 빌어줄 기회가 거의 없던데요. 오히려 퍼주고 나눠주다보니 복이 아니라 고갈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채워지지 않고서 퍼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지요. 내 안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아니기에 고갈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금번 고국 여행을 통해 캘거리에선 누려보지 못한 호사를 풍족하게 넘치도록 부어 주셨습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라지만, 누려보니 받는 것도 복이던데요. 지치고 곤한 땅에서 시들어진 초목이 풍족한 단비를 맞고 다시금 활기를 찾는 그런 은혜였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연약한 자들입니다. 하나님의 베풀어 주시는 은혜로, 이웃들이 나눠주는 사랑으로 기쁨과 행복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모든 이들이 받으려고만 한다면, 누구도 주지 않으려 하기에 힘으로 빼앗으려 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흔히 갈릴리 바다와 사해 바다의 예를 드는데요, 갈릴리는 받아들인 물을 사해로 내보내면서 생명의 젖줄이 되지만, 사해는 받아들이기만 하지 내보내질 않아 죽음의 바다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원리는 순환입니다. 순환은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내보내서 흘러가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의 피가 혈관을 통해 순환이 되지 않고 막히면, 뇌출혈이나 심근경색이 일어납니다. 사망이지요.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지만 순환을 통해 정화와 생명을 유지합니다. 순환의 방향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곧 가진 자에게서 갖지 못한 자에게로 흘러갑니다. 하나님께서 누군가에게 뭔가를 풍족하게 주셨다면 먼저는 그에게 주시는 분복이지만 자기만을 위해 쌓아두라 하심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이들에게 흘러보내라 하심입니다. 받는 것이 복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을 쌓아두면 썩게 되고 그것은 재앙이 될 것입니다. 그것을 흘러 보낼 때 생명의 역사를 꽃피우는 선순환을 이룰 것입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이 순리인데, 안타깝게도 탐욕의 인생은 모터를 만들어서 낮은 곳의 물도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려 합니다. 그렇게 높은 곳에다 모아두려 하기에 이 땅에 기근이 심각합니다. 세상은 죽음의 바다 척박한 터전이 되어 갑니다.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행 20:35) 없는 것을 줄 수는 없기에, 주님은 우리에게 풍족하게 내려 주십니다. 우리에게 주셨으니 충분히 누리고 즐거워하지만 거기에는 하나님과 이웃의 몫이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흘려보낼 때, 받은 기쁨보다 더한 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아는 사람만이 아는 그런 비밀이 아니라 공공연한 비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기형목사 (캘거리 하늘가족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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