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스타임 목회칼럼> 저는 천국을 맛보고 있습니다. | 이기형 | 2021-08-17 | |||
|
|||||
|
지난 7월 교민신문 디스타임(https://thistime.ca)에 기고한 목회 칼럼입니다.
저는 천국을 맛보고 있습니다. 한국을 방문하고 모교회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요, 담임목사님께서 따뜻하게 환대해 주셨습니다. 저의 한국 방문에 대해 예배 시간에 인사할 시간도 마련해 주시고 주보에도 연락처까지 알려주시는 배려를 해 주셨습니다. 요즘같은 시국에 만남도 어려운데 담임목사님은 위로해 주시라고 광고까지 해주셨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많은 분들이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마스크를 하고 있으셔도 그렇지만, 세월의 흔적을 떨치지 못하신지라 너무 변하셔서 몰라본 어른들도 계셨습니다. 타국에 나가 있다가 잠시 돌아와 만나고, 다시 떠날 저이기에 계산적으로 생각한다면 아는체 할 필요가 없겠지만, 얼마나 수고가 많냐고 반겨 주시는 성도님들이 너무도 위로가 되었습니다. 감동입니다. 문득 천국의 만남이 이런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몇 년동안 못만난 분들, 이름도 가물가물하고 얼굴도 많이 변했지만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그 시간을 거스려 반가운 겁니다. 천국에 먼저 가셔서 만날 수 없었던 분들을 이렇게 만난다면 그 만남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할까요? 세상살이 얼마나 수고했냐며 등 두들겨 주시고 알아주시면서 반겨주실 것을 그려보면, 정말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천국을 미리 맛볼 수 있는 곳은 교회입니다. 험난한 세상에 살면서 상하고 지친 영혼들이 아버지 집에 돌아와 한 자리 모여 서로를 따듯한 사랑으로 보듬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주님의 사랑으로 회복되어 새 힘을 얻고 다시금 살아갈 힘을 충전하는 곳, 그곳이 주님께서 세우신 교회가 아니겠습니까? 오늘 우리가 세워가는 교회에서 그렇게 천국을 경험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고국을 떠나기 전 사역지가 전주였습니다. 그리운 분들이 전주에 많지요. 하지만 전주에 계셨던 친인척은 이사를 하고 마땅한 거처가 없었습니다. 민박이라도 해야하나 어디 게스트하우스를 알아봐야하나 싶었는데, 뜻밖의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가 준비한 곳으로 꼭 오시라고, 바로 자기 집이었습니다. 유치원 다니는 아들이 있는 젊은 부부인데요, 방 한 칸을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기 집을 내어주고서 자기 가족들은 시댁에서 잠시 머물겠다고 짐을 꾸려 옮긴 것입니다. 며칠 전부터 집안 대청소를 하고, 집안의 전등을 모두 교체하고, 새 이불을 장만하며 침대의 매트리스까지 교체하고 건조기 식기세척기도 새로 구입하고 냉장고를 가득히 채워 놓았습니다. 간식과 과일까지 모든 것이 부족함이 없이 구비해 놓은 겁니다. 자동차도 내어 주어야 하는데 방학이 되면 내어줄텐데 지금은 학기중이라 직장 출퇴근을 해야 한다고 안타까워 했는데, 그 마음 알았는지 그 분의 아버님이 자동차도 흔쾌히 내어 주셨습니다. 이런 호사를 누리는 제가 그분들께 무슨 생명의 은인이라도 되나보다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정말 잘 해준게 없습니다. 설령 뭘 해줬다한들 이런 과분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 젊은 부부는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통해 하셨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마음껏 누리라고 수시로 돌아 보면서 섬겨 주었습니다. 정말 천국과도 같았습니다. 자기의 집이 아니라 생명까지 우리에게 내어 주신 분이 계십니다. 사실은 우리가 그 생명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자녀된 우리의 거처까지도 예비해 두시겠다고 하셨지요. 저와 여러분들은 그 사랑을 받았고 받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그 사랑을 경험하고 계시나요? 그 젊은 부부는 사랑을 알았기에 저희를 위해 귀한 섬김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그 사랑을 누린 저희도 삶의 자리에 돌아간다면 그렇게 섬기겠다고 다짐해 보았습니다. 이것이 사랑의 선순환이 아니겠습니까? 나를 통해 그런 선순환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그런 천국을 함께 이루어가면 좋겠습니다. 이기형목사 (캘거리 하늘가족교회 담임)
|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