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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0301(주) 때가 찼다(막 1:15) | 이기형 목사 | 2026-03-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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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01(주일예배) 때가 찼다(막 1:15) 1. 하나님나라 복음을 지향하는 교회 캘거리하늘가족교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하나님나라 복음을 살아내는 공동체”라 할 수 있다. 교회가 개척된 2015년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족 같은 공동체”를 꿈꾸었으나, 작은 교회가 뿌리를 내리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형편이 조금 나아지면 다시 무너지는 일이 반복되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모임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온라인 예배로 전환되는 아픔도 겪었다. 이때 한국 방문 중 우연히 참석한 “하나님나라 복음으로 교회 세우기” 세미나는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이후 교회를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세우며 붙든 모토가 바로 “하나님나라 복음을 살아내는 공동체”였다. 교회 규모가 크지 않아도, 이 원칙을 붙들 때 다시 한 걸음씩 나아갈 힘이 생겼다. 그러나 성도 각자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니, 핵심 가치인 하나님나라 복음으로 온전히 하나 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함께 걸음을 맞추지 못한 이들이 떠나기도 했다. 지금은 완전한 원점은 아니지만,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에 서 있는 셈이다. 그래서 교회를 새롭게 세워 갈 원칙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주보에 고백한 대로, 이 교회는 “하나님나라 복음을 살아내는 공동체”를 지향하며, 이를 위해 앞으로 6주간 “하나님나라 복음”을 주제로 말씀을 나누려 한다. 그 출발점이 오늘 본문의 “때가 찼다”라는 선언이다. 2. “때”가 찼다는 말의 의미 예수님의 첫 메시지는 “때가 찼고”라는 선언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말하는 “때”는 단순히 시계나 달력으로 흐르는 물리적 시간(크로노스)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신 결정적 순간(카이로스)을 가리킨다. “찼다”는 표현은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시작된 과정이 마침내 완성에 이르렀음을 전제한다. 육체적 출산을 예로 들 수 있다. 출산은 어느 날 우연히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열 달 전 태중에 생명이 잉태된 이후, 때가 차서 해산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적 성장은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영적 성장을 위해서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특별한 “때”, 곧 카이로스의 시간이 필요하다. 성경은 영적 성장을 대략 세 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영적 아이는 하나님을 알아가며 인격적 관계를 맺기 시작한 단계이다. 돌봄이 필요하지만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상태이다. 둘째, 영적 청년은 신앙의 자아 정체성이 형성되어, 누가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스스로 은혜를 누리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단계이다. 셋째, 영적 부모는 다른 이가 영적으로 태어나도록 돕고, 자라도록 양육하며, 가정을 꾸리듯 공동체를 섬기는 사람이다. 각자는 자신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 정직하게 돌아보고, 멈추지 말고 성장해야 한다. 3. 하나님의 때와 메시아의 오심 본문에서 “그 때가 찼다”라고 할 때, 그것은 막연한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때를 가리킨다. 마가복음 1장 서두에서 세례 요한은 이사야와 말라기를 인용하며 “주의 길을 준비하라”고 외친다. 이는 구약 시대부터 이스라엘이 오래 기다려 온 그 때가 이제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그 때가 오기 직전에, 그 시대의 도래를 선포하는 “주의 사자”가 바로 세례 요한이었다. 하나님은 많은 민족 중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이스라엘을 택하셨다. 그들을 “제사장 나라”로 부르셔서, 모든 민족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도록 이끄는 역할을 맡기셨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 부르심에 합당하게 순종하지 못했고, 왕국기의 역사를 보면 하나님을 반복해서 배반하였다. 그 결과 나라는 멸망하고 포로로 끌려갔으며, 강대국의 지배와 억압을 겪게 되었다. 죄의 결과로 무너진 세상의 참혹한 모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선택과 계획이 실패로 끝난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의 불순종으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폐기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자신의 종, 메시아를 보내셔서 이스라엘을 회복하시고, 회복된 이스라엘을 통해 열방을 돌아오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선지자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선포된 메시야의 약속이 바로 그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그 때”가 마침내 도래했음을 알리는 사건이다. 4. “때가 찼다” – 새로운 시대의 개막 예수님의 첫 일성, “때가 찼다”는 선언은 헬라어 문법상 현재완료 수동태이다. 영어 성경은 이를 두 가지로 번역한다. 첫째, “The time has come.”현재완료는 어떤 일이 이미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그 영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가리킨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인해 기다리던 그 때가 도래했고, 그때로부터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며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직접 보게 되었고,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인간 역사 속에 직접 개입하시어 새로운 시대를 여셨다는 선언이다. 둘째, “The time is fulfilled.”수동태로 번역할 때, 주어는 감춰져 있으나 이는 “by God”, 즉 하나님에 의한 것임을 전제한다. 어느 날 저절로 그 날이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 때를 채우셨고, 하나님께서 그 때를 오게 하셨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곧 은혜이다. 인간이 쟁취한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 속에 개입하셔서 우리에게 선물하신 시간이다. 예수님의 선언 “때가 찼다”는, 하나님께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시는 놀라운 선포인 것이다. 5. 우리의 “그 때”와 오늘의 응답 이제 이 말씀이 우리 각자의 삶에 어떤 의미로 적용되는지 질문해야 한다. 첫째, 나에게도 “그 때”가 있었는가?예수님의 선포처럼, 새로운 시대가 객관적으로 열렸을 뿐 아니라, 나 개인의 삶 속에서도 옛 시대가 끝나고 새 시대가 시작된 분명한 전환의 때가 있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스라엘이 열국의 포로와 식민 지배 아래에서 고통과 절망 가운데 있었던 것처럼, 우리 역시 죄의 지배 아래에서 소망 없는 삶을 살았다. 만일 객관적으로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에도, 여전히 옛 사고방식과 옛 주권 아래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은 아직 “그 때”를 인격적으로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종이호랑이는 두렵지 않듯, 하나님이 실제 살아계신 분이 아니라 관념적 존재, 종이호랑이처럼만 느껴진다면, 아직 진정한 만남과 전환의 때가 필요하다. 둘째, 지속적인 성장이 있는가?한 번의 “그 때”를 경험했다면, 그 이후 영적 아이에서 청년으로, 청년에서 부모로 자라가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예배, 말씀과 양육, 공동체를 통해 성장의 자리를 제공받을 때, 요청하고 참여함으로써 그 기회를 붙드는 것이 중요하다. 신앙은 정체가 아니라 성장의 길이기 때문이다. 셋째, 내 인생의 목적을 하나님의 때 안에서 보고 있는가?하나님의 부르심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다. 에스더가 “이 때를 위하여” 왕후의 자리에 세워졌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나를 이 자리, 이 때에 두신 이유가 있다.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나일지라도, 하나님은 작은 자를 통해 큰 일을 이루시는 분이시다. 중요한 것은, 흘러가는 크로노스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시는 카이로스의 지금을 믿음으로 붙들고, 순종으로 자신을 드리는 일이다.예수님의 선언은 오늘도 울려 퍼진다. “때가 찼다.”지금, 이 때가 하나님의 은혜의 때요,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시간임을 믿고, 그 새로운 시대 속으로 실제로 들어가 살아가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소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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