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313(주일예배) 하나님께서 하셨다구요? (출 20:7) | 이기형목사 | 2022-03-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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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출애굽기20:7절 개역개정7.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하나님께서 하셨다구요?(출 20:7) 설교가 부담스럽지 않고 거부감이 없으려면 두루뭉술하고 애매한, 뜬구름 잡는 것처럼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야기를 하면 된다. 아무말 대잔치라는 말이 있는데 무슨 뜻인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그냥 아무 말이나 청산 유수로 뱉어내는 것이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 선포되는 말씀이 아무말 대잔치처럼 전하는 자도 듣는 자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는거 같다. ‘은혜로 합시다’는 말은 ‘대충 넘어가자’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 않는가? 그 중에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말도 오용의 여지가 있는거 같다.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고백은 얼마나 멋진 믿음의 고백인가? 그런데 믿음의 고백이라도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아닌데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덮어 씌운다면 하나님께서 억울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일에는 하나님의 주권, 통치, 섭리가 있다. 섭리에는 일반 섭리와 특별 섭리가 있는데, 자연 질서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인 손길로 되어진다. 그런가하면 기묘하고 헤아릴 수 없는 특별 은총과 섭리도 있다. 그 특별 은총이나 섭리를 모든 일에 혹은 어떤 일에 적용하는 것이 마땅한가를 따져보려는 것이다. 사람의 죄와 탐욕으로 일어나는 사고를 하나님의 뜻이 있어서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일까? 우리가 보통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고백할 수 있는 3가지 상황을 생각해보려 한다. 1. 초자연적이고 기적적인 일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하셨다’ 자연적인 법칙을 벗어난 일이라면, 사람의 능력 밖의 일이라면 그건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나님이 없는 사람들은 우연이라든지 운이라든지 재수가 좋아서 혹은 모르겠다고 말하겠지만, 성경에는 분명히 여호와의 손으로 인도하셨다고 말씀하신다. 그렇다고 모든 초자연적인 일에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를테면, 돈벼락이라 할 수 있는 로또는 그야말로 초자연적인 기적같은 일이 아닌가?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로또에 당첨되게 하셨다고 간증할 수 있겠는가? 기적도 마찬가지인데, 영험한 무당들이 예언을 하거나 작두를 타기도 한다. 자연 재해나 천재 지변의 경우, 하나님께서 하신 일인가? 일본이나 동남아 이슬람권에서 일어나는 쓰나미나 태풍, 홍수는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한 재앙인가? 그렇다면 하나님은 너무 잔인하신게 아닌가? 남의 이야기라고 그렇게 쉽게 말해서는 안된다. 초자연적이고 기적적인 현상 자체만으로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2. 내가 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셨다’ 신앙인들의 간증의 스토리는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당연히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하셨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기의 권리나 지분을 주장하기도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타락한 범죄 가운데 하나가 목회 세습이다. 우리도 교회와 삶의 현장에서 내가 뭔가를 했다고 댓가를 주장하고 목소리를 높인다면, 마찬가지로 은혜를 모르는 자이다.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할 때 그것은 자기 자랑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부자되게 하시고 권력을 주시고 장수하게 하시고 형통하게 하시고 자녀의 복을 주시고, 돌아보니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고백할 수는 있겠다.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자기 자랑에 불과한거 아닌가? 도대체 하나님께서 뭘 하셨다는 것인가?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억압해서 부를 얻었다면, 무고한 사람을 억압하고 권력을 얻었다면, 장수를 누렸지만 평생 자기 욕심만 채우면서 살았다면, 그것도 하나님께서 하신 일인가? 그가 하나님을 들먹인다해도 하나님은 그와 아무 관계가 없으시다.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말은 화려한 외적인 성공이 아니라 정말 하나님께서 내 삶을 만드셨다는 고백이다. 나는 이렇게 하고 싶었지만, 나는 세상적으로 성공하고 싶었고 수단방법 안가리고 출세하고 싶었는데, 내 안에 말씀이 있고 내 안에 성령께서 계셔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세상적으로 별 볼일 없고 내세울거 없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여기까지 인도하셨다고. 이것이 저의 고백이고 여러분의 고백이 되시기를 바란다. 3. 아무 일에나 ‘하나님께서 하셨다’ 모든 일에 하나님을 갖다 붙이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믿음의 고백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자기의 정당성과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언제나 옳다고, 선하다고 믿는다. 그렇다보니 그 일이 옳고 선하다는 것을 변증하기 위해 하나님의 뜻, 혹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치명적인 범죄이다. 힘이 정의인가? 정의가 힘인가? 정의는 힘을 갖지만 그렇다고 힘이 정의가 될 수는 없다. 하나님께서 성공하게 하시지만, 그렇다고 모든 성공이 하나님의 하신 일이라고 할 순 없다. 그럼에도 교회는 하나님과 무관한 일에 하나님의 뜻과 역사라고 정당화 합리화하곤 했다. 십자군을 거룩한 전쟁이라고 포장했고, 독일 교회는 히틀러를 옹호하고 지지했다. 한국 교회 지도자들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광주를 학살한 전두환을 옹호하고 그를 위해 기도회를 열었다. 여지껏 그들 중에 누구도 반성하거나 참회하지 않는다. 지난 수요일 고국의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여당을 지지한 사람들은 하늘이 무너진양 허탈해하고, 야당을 지지한 사람들은 축제 분위기이다. 그런데 SNS에 몇 분이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을 보았다. 지난 일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라는 이유로 교회는 몰표를 주고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얼마나 떠들었던가? 그는 지금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럼 하나님께서 무슨 일을 하신건가? 하나님이 실수하셨나? 하나님을 정치 이념에 끌어 들여서 들러리를 세우는 것이야말로 망령된 일이다. 하나님께서 야당 후보를 세우셨다고 합리화할게 아니라, 우려되는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고 이제는 보수 세력의 대통령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대통령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비판적인 동반자가 되어야 하겠다.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을 듣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함께 아파한다. 하나님은 우크라이나 편이실까? 아님 러시아 편이실까? 그들 모두가 같은 하나님께 기도하기 때문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러시아정교회 수장인 키릴 주교에게 서한을 보내 평화를 호소했다. 그러나 키릴 주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하며 이번 전쟁이 '현대판 십자군 전쟁'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정교회, 정통을 내세우지만 말씀의 정통은 없다. 신앙이 국가주의적 정치철학을 대변하고 있다. 정권과 기득권의 대변자로 전락했다. 키릴 주교는 하나님이 자기들 편이라고,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떠들지 모르지만, 그야말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모독이다. 러시아 정교회의 치명적인 죄악을 우리 역시 범할 수 있기에 삼가 주의해야 한다. 마무리. 하나님께서 하셨다구요?(출 20:7)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고백은 참으로 귀하지만,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아닌데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덮어 씌운다면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엄중한 죄악이다. 자기 합리화 정당성을 위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망령된 일이다. 자기들이 선택하고 결정하고선 하나님께 책임을 돌리거나 혹은 하나님을 들러리 세워서는 안된다. 하나님을 우리 편으로 끌어오려 하지 말고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도록 해야 한다. 하나님이 하셨다면 그 근거가 무엇인가? 어떤 현상 자체만으로 하나님이 하셨다고 할 수는 없다. 거기에 하나님의 손길이 드러나고 그것이 말씀을 통해 증명되어야 한다. 정말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역사하셨다고 말할 수 있도록 온전한 순종으로 하나님께 드려지는 말씀의 사람들이 되시기를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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