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 중 모략, 병 죄악시, 집단 거주 등 코로나19 확산세 기여했단 분석도
코로나19 감염증이 유례없는 특정종교 집단감염 사태로 번지면서 신천지의 독특한 성향이 이런 상황을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7일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에서 "대구에서 특정 종교집단을 통해 발생한 사안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외국에서도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6767명, 사망자는 44명이다. 정부가 지난 2일 기준 누적 확진자 중 신천지 교인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93%가 관련이 있다.
신천지는 긴 의자에 앉아 예배하는 개신교 교회와 달리 옆사람과 바짝 붙어 방석을 깔고 바닥에 앉아 예배를 본다. 교인들끼리 이처럼 붙어 앉아 예배를 보기 때문에 비말 감염에 취약하다. 예배시간도 3시간 안팎으로 길다. 하지만 사태가 점차 심각해지면서 신천지의 예배 방식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이 대두됐다. 주류 기독교 사회에서 이단으로 지목된 신천지는 '모략 전략'이라는 특유의 폐쇄성을 통해 세력을 키웠다. 신천지 교리에선 신천지를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등 '모략'을 구사하면 오히려 보상을 받는다. 신천지의 이런 교리가 코로나19 확산 초기 정부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신천지는 지난달 22일 전국 집회장과 문화 센터, 복음방, 성경 교육센터 등 1100곳에 대한 주소를 공개했지만 최근까지 신천지 교단이 제출한 리스트에 없는 시설이 잇따라 적발돼 폐쇄됐다.
신천지의 특성 중 병을 죄악시하는 것 역시 이번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아시아 정치·경제 전문가인 네이선 박 변호사는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서 "신천지는 병을 죄악시하는 나쁜 교리 때문에 공중보건을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신천지를 탈퇴한 이들에 따르면 신천지는 아플 때 조금만 참으면 신령한 몸으로 바뀐다고 강조하기 때문에 웬만한 고통을 참는 경우가 많다. 신천지 교인인 '31번 확진자'가 검사를 2번씩이나 거부했던 것도 이런 이유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천지 교인 중 가출 청소년이 많고 이들이 집단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대구시는 이들이 집단 거주한 이유를 조사 중이다. 대구시는 이날 신천지 집단생활시설로 의심되는 곳을 10곳을 추가 발견했다. 신천지는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내고 "이단 프레임을 거두고 신천지에 대한 비난과 증오를 거두어달라"며 "당국의 모든 조치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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