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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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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타임 목회칼럼> 사람이 선물입니다.
이기형 2025.12.5

사람이 선물입니다.

 

1달러 87센트. 델라는 세 번이나 돈을 더 세어보았지만 여전히 1달러 87센트였습니다. 그녀는 남편에게 줄 세련되고 영광스러운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아끼고 아껴서 저축했지만 고작 1달러 87센트, 그걸로는 어림없었지요. 델라는 자기의 소중한 머리카락을 팔아 20달러를 마련합니다. 그녀가 마련하려는 남편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백금 시곗줄이었습니다. 남편의 시계는 할아버지로부터 대대로 물려온 집안의 가보같은 물건이었지만 가죽으로 된 줄이 낡아서 남편은 종종 사람들 몰래 시계를 보곤 했습니다.

 

이윽고 짐이 들어왔습니다. 집안에 들어선 그는 델라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델라는 짐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여보, 절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요. 당신한테 선물도 주지 않고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는 없어서 가서 제 머리카락을 팔았어요. 머리카락은 얼마든지 다시 자랄 거예요. 그리고 당신에게 아주 근사한 선물을 사 왔어요

 

당신 머리카락이 없어졌단 말이지?” 짐은 넋이 나간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아내를 끌어안았습니다. 그리고선 외투 주머니에서 작은 꾸러미를 내밀었습니다. 선물을 풀자 델라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빗세트가 나왔습니다. 가장자리에 보석이 박힌 천연 거북 껍질로 만든 아름다운 빗이라 감히 가져볼 엄두도 못내었던 빗이었습니다. 짐이 말합니다. “나 사실 당신에게 빗을 사주려고 시계를 팔아 버렸어

 

오 헨리(O. Henry)는 그의 단편소설 The Gift of the Magi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 나는 여러분에게 한 아파트에 사는 어리석은 두 철부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들은 바보처럼 서로를 위해 자신의 집에 있는 가장 소중한 보물을 기꺼이 내 놓았다. 그러나 오늘날 지혜로운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로, 이 두 사람이 선물을 주는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지혜롭다고 말하게 하라. 선물을 주고 받는 사람들 가운데 그 어디에서도 가장 현명하다. 그들이 바로 동방박사(Magi)이다.”

 

이제 머리카락이 없는데 무슨 빗이 필요할까요? 시계가 없는데 백금 시계줄은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이들 부부는 정말 쓸모없는 선물을 준비한 것일까요? 자기의 가장 소중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어놓은 그 마음이야말로 가장 값진 선물이 아닐까요? 이 가난한 부부는 정말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었습니다.

 

어릴적 성탄절에는 머리맡에 두었던 양말 속에 산타가 선물을 넣어두곤 했습니다. 세상에 산타가 어디 있겠습니까만,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님은 산타를 통해 그 사랑을 전해준 거지요. 가난한 시절 대단한 선물은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부모님이야말로 너무 소중한 선물이셨습니다.

 

아내가 지인으로부터 과분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풍성한 식탁과 환대, 그리고 정성어린 선물에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상처와 아픔도 사람에게서 오지만, 기쁨과 격려도 사람에게서 옵니다. 정말 사람이 선물이었습니다. 나태주 시인은 선물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그가 나에게 선물로 다가온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면 좋겠습니다. 사는게 얼마나 각박하고 여유가 없던지요. 편리한 문명의 이기들이 얼마나 많은데, 성탄 카드는 고사하고 말 한마디 문자 한 줄 적어 보내는게 쉽지 않습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라고 추측하는 것은 저에게 카톡 하나 문자 한줄 들어오는 것이 귀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제가 세상을 잘못 살아 그럴수도 있겠습니다만.

 

성경의 황금률은 받고자 하는대로 먼저 대접하는 것이니, 내가 먼저 누군가에게 선물이면 좋겠습니다. 하늘의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우리에게 선물로 보내시고, 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에게 선물로 다가와서 기쁨과 행복을 안겨주었는데, 사람이 선물이라면 나도 선물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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