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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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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타임 목회칼럼>얼마짜리 예배를 드리십니까?
이기형 2025.5.30

얼마짜리 예배를 드리십니까?

 

주일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아빠가 운전을 하면서 갑자기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 오늘 목사님 설교 완죤히 죽을 쑤더구만... 아니 일주일 동안 도대체 뭘하셨길래... 것도 설교라고 하남~ 그 정도 설교면 나도 하겠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옆에 타고 가던 엄마가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설교도 엉망이었지만... 성가댄 왜 또 그리 죽을 쒀! 반주자 따로, 지휘자 따로, 성가 대원들이 아침을 안 먹고 왔나... 다 죽어가는 소리에다가 악보에 코들을 박고... 지휘자는 그냥... 우짜고 자짜고..."

 

이 이야기는 자동차 블랙박스에 나온 음성이 아니라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예배 비평을 하자면 어디 설교자와 성가대 뿐이겠습니까? 기도는 청산유수지만 달콤한 낮잠을 부르고, 전체적인 진행은 지루하기만 하고... 그나마 가장 맘에 드는 시간은 예배의 마침을 알리는 축도뿐일거 같습니다. 솔직한 이야기지만 우리의 예배에 감동과 감격을 누리기에는 거스리고 신경 쓰이게 하는 것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예민해서 돋보기 들고 찾아내려 하지 않아도, 그냥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만으로도 차고 넘칩니다. 다만 점잖은 체면에 말을 하지 않을 뿐인데 누군가 속시원한 이야기를 제대로 한거 같다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손님 맞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영업장에 들어가 보신적이 있는 분이라면 이 기분을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분노가 밀려오고 두 번 다시 오지 않을거라 다짐을 할 겁니다. 예배도 영어로 서비스(Service)가 아닙니까? 시간내서 찾아와 헌금하는 교인들을 생각한다면 서비스 준비가 제대로 되어야 하는데, 그 일을 하도록 목회자에게 사례를 주는데 그 준비가 미흡하다면 이만저만 유감이 아닙니다.

 

, 앞서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소개했는데 사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난게 아닙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지더라구요.

한참을 부부가 불평을 늘어놓고 있을 때... 뒷자리에 잠자코 타고 가던 초등학생 아들 녀석이 한마디 했습니다. “아빠, 엄마. 그럼 천원 내고 본 예배가 그렇지... 어제 토요일에 비싼 돈 주고 본 영화는 잼났었잖아~”

 

아들이 뭘 알아서 하는 이야기겠습니까? 그저 자기 눈에 비친대로 거들었겠지요. 오해하진 않으셨음 합니다. 이야기를 지어낸 사람이 헌금 이야기를 하는건 아닐 겁니다. 단지 아들을 통해 예배에 대한 태도를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영화나 음악회를 관람하기 위해 우리는 비싼 댓가를 지불하고 준비하며 기대합니다. 물론 일주일마다 반복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럴 겁니다. 그렇다면 예배에 대한 준비와 기대는 어떻습니까?

 

예배를 엔터테인먼트에 비교한다는 자체가 무식하다 지적하시겠지만. 우리는 은연중 그런 대우와 섬김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손님은 왕이니까요. 콘서트에서도 감동을 받는데, 예배에서도 자신을 감동시켜 달라고 설교자에게 여러 가지 주문을 하고 지적질을 합니다. 대놓고 못하는 순진한 성도들은 뒷담화라도 공유합니다. 나를 위한 맞춤예배를 원하는 것입니다. 미가 시대의 불행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예배를 영어로 서비스(Service)라 한다면, 나를 위한 서비스겠습니까? 아무리 유아독존으로 살아도 예배를 자기 위한 공연으로 착각한다면 무서운 신성모독입니다. 예배는 가장 귀하면서도 가장 흔할 수 있고, 가장 치열하면서도 느슨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뵈옵는 시간이야말로 가장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지만, 우리의 예배는 흔하고 지루한 퍼포먼스로 전락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떠하든지 기필코 은혜는 받아내야 살아갈 수 있는데, 은혜 없어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 같아서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런 분들이 어디서 들은게 있어서 하시는 말씀이 있더라구요. 한 시간 예배가 중요한게 아니라, 일상으로 드리는 예배가 중요하다고. 이 말이 허구인 이유는 예배당에서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분이 일상에서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배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무슨 직분을 갖고 신앙 연륜이 어떠하든지 예배에 습관적인 그리스도인이라면 겉으로는 그리스도인이라 하겠지만 결코 리얼 그리스도인은 아닐 겁니다. 단연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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