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와 틀리다

다르다(not same, diffefent)

1.형용사.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

2.형용사.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

틀리다(do wrong, mistake, incorrect)

1.동사.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

2.동사. 바라거나 하려는 일이 순조롭게 되지 못하다.

3.형용사 → ‘다르다’의 비표준어

두 단어는 명백하게 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다르다는 형용사, 틀리다는 동사로 품사도 다르지요. 그런데 틀리다는 단어에 세 번째 의미가 있는데 이 단어가 비표준어지만 형용사로도 쓰이는데 그 뜻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르다와 틀리다는 단어를 구분없이 혼용해서 사용해 왔습니다. 분명히 다른 그림 찾기일텐데 우리는 틀린 그림 찾기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이거랑 그거랑 뭐가 틀린 거예요?’ 라든지 ‘이 음식은 전에 먹었던 것과는 맛이 틀리네요’ ‘요즘 애들은 사고방식이 우리와 너무 틀려’ 이렇게 말해도 그 의미를 이해하는데는 조금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마 획일성을 중시하는 전체주의적인 사회 분위기에서는 다른 것은 틀린 것으로 이해하였기에 그렇게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르다는 것은 서로 비교되는 대상들이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百人百色(백인백색)이란 말이 있는데요, 흑백 TV의 세상에는 이분법적인 흑과 백만 있었지만, 칼라 TV의 세상에서는 총천연색입니다. 검정색 종류만해도 한가지가 아니라 다양합니다. 세상은 그렇게 다양하고 그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어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합니다.

틀리다는 것은 무언가 기준과 일치하지 않거나 오류가 있음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평가의 요소가 자리잡고 있어서 잘못되었음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정답이 있는데 오답을 작성했다면 그건 틀린 겁니다. 어쩌면 그것은 고쳐야 합니다. 바로 잡아야 합니다.

틀린 것을 다른 것이라 말하면 안될 것입니다. 아무리 상대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한다 해도 틀린건 틀린 것입니다. 타협하거나 묵인해서는 안되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합니다.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마 5:37)” 하셨습니다. 다원주의 세상에서는 절대 기준과 진리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아닙니다. 진리는 절대불변합니다. 죄를 다양성으로 관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긋남으로 알 때 비로소 회복의 열망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틀린 것을 바로잡아야 사회가 건강합니다.

물론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 말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그 주장은 내 생각과 틀린데요.”라고 해서는 안됩니다. “내 생각과 다른데요.”가 맞습니다. 틀리다를 사용하려면 “OO 씨, 그 주장은 틀렸어요.”라고 해야겠지요. 그럼에도 내 생각을 기준이라고 생각한다면 타인의 생각은 틀린 것이 될겁니다.

오늘날 내로남불, 극단적인 진영논리와 편가르기는 상대를 악마화하고 척결할 쓰레기인양 틀려 먹었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다른 것을 틀렸다고 말한다면 그게 틀린 겁니다. 남성과 여성은 다를 뿐이지 틀린게 아니라면, 진보와 보수도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닐겁니다.

대통령의 탄핵 이 후 이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통합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평케 하는 자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거라(마 5:9) 하셨는데, 우리 주님은 막힌 담을 허시고 둘을 하나되게 하셨습니다(엡 2:14). 교회가 그리스도인들의 손을 통해 두 막대기가 하나가 되는(겔 37:19) 멋진 기적을 이루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